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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약제내성 결핵 진단

2015.10.29

케냐 국경없는의사회 결핵 클리닉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환자들 ©Olga Overbeek/MSF
10월 28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결핵보고서 2015’에 따르면, 2014년에 다제내성 결핵(MDR-TB)에 감염되었다고 추정되는 48만 명 가운데 4분의 1(26%)만이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2013년과 2014년에 다제내성 결핵에 걸렸다고 추정되는 전체 환자 수는 동일했는데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2014년에 다제내성 결핵에 걸린 총 감염자 수(12만3000명)는 전년도(13만6000명)보다 낮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2014년 한 해 동안, 과거 다제내성 결핵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 중 단 58%만이 약제내성 검사를 받았다. 물론 이는 17%에 그쳤던 2013년도에 비하면 분명 개선된 것이지만, ‘결핵 퇴치를 위한 글로벌 플랜’(Global Plan to Stop TB, 2011-2015)에서 내놓은 2015년 목표(100%)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다제내성 결핵 치료를 받은 사람의 경우, 2013년도에 9만7000명에서 2014년에는 11만1000명으로 조금 늘어났으나, 여전히 치료율은 50%에 그칠 정도로 지독하게 낮다.

성명문: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임시 의료 디렉터 그라니아 브릭덴(Grania Brigden)

1년 사이에 결핵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50만 명에 달한다는 안타까운 통계치를 또 다시 접하면서, 우리는 이 오래되고도 치료 가능한 질병의 부담을 줄이려면 아직도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합니다.

다제내성 결핵처럼 결핵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유형의 경우, 이번 보고는 더더욱 암담합니다. 간편 분자 검사와 같이 더 나은 진단법을 출시하는 일에 분명 진일보한 점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2013년에 비해 2014년에는 다제내성 결핵 감염 여부를 알게 된 사람이 오히려 더 적었습니다. 새로 감염되었을 거라고 추정된 사람 수는 그대로 유지되었는데도 말입니다.

약제내성을 보이는 결핵을 통제하는 싸움에서 우리는 기반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다제내성 결핵에 감염된 그 많은 사람들이 단 한 번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 결과로 결핵에서 낫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날, 다제내성 결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 중 적절한 진단을 받을 기회를 누리는 사람은 4명 중 1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진단은 첫 단계에 불과합니다. 오늘날 일반적인 치료법에 접하여 병에서 낫는 사람은 2명 중 1명뿐이며, 최근 출시된 신약 2종의 경우, 그 약이 필요한 사람 대다수는 약을 구할 수 없습니다.

결핵 진단을 받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약제내성 결핵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의 간편 분자 검사들을 더 광범위하고도 적절하게 활용하는 동시에, 서비스를 더 분산시켜 줄 새 진단도구들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저렴한 검사법을 동원해 약제내성 검사의 접근성을 높이고, 그 활용 규모를 확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