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2016년 2월부터 이브 주(州) 티 아스 수팔(Thi As Sufal) 지역의 시골종합병원(General Rural Hospital)에서 활동을 시작해 그곳에서 근 2000회의 수술을 실시했다. 그 전까지 병원은 금전적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던 상태였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병원에서 생명을 살리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병원의 의료 지원이 미치는 지역 내에 거주하는 사람은 42만9000명이지만, 이 밖에도 2015년 4월 이후로 교전이 활발했던 타이즈에서 피신한 국내실향민들도 이 병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브 주(州) 티 아스 수팔(Thi As Sufal) 지역의 시골종합병원(General Rural Hospital)에서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 ⓒMalak Shaher/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응급실, 입원환자 병동, 수술실에서 직접 활동하는 한편, 산부인과와 외래환자 병동에는 의약품과 의료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진단검사, X-ray 촬영, 물리요법과 같은 보조 서비스를 관리하는 일도 맡고 있다. 2017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병원 환자들에게 정신건강 지원도 시작할 예정이다.
압둘라흐만은 날아든 총알에 맞아 피해를 입은 수많은 예멘 환자들 중 한 사람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에서 활동하는 의료 시설들로부터 매주 평균 수십 명의 총상 환자들을 받고 있다. 전쟁이 이어지고 긴장된 상황이 계속되면서 총기 사용이 두드러져, 실제 교전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총상 피해가 일어난다. 몇몇 곳에서는 개인적인 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공중에 발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곳에서는 총을 쏜 사람이 누군지도 모른 채 총상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Malak Shaher/MSF
압둘라흐만이 당시 입었던 옷을 입고 총알을 맞았던 재킷 주머니를 가르키고 있다. ⓒMalak Shaher/MSF
타이즈 출신의 45세 남성 압둘라흐만은 취사용 연료를 구입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땔감용 나무를 파는 일을 한다. 현재로서는 이 일이 그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매달 나무를 팔아서 버는 돈은 예멘 화폐로 약 15,000리얄, 미화로 채 50달러가 되지 않는다. 2016년 12월 20일, 압둘라흐만은 여덟 살배기 딸과 야외에서 걸어 다니며 내다 팔 나무를 찾고 있었다. 그 순간, 총알이 그의 가슴에 날아들었다. 얼른 그를 병원에 옮겨 준다거나 응급 처치를 해 줄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가슴에 천을 둘러 출혈을 멈추게 하는 것뿐이었다. 그 상태로 딸과 함께 걸어가던 그는 20분 만에 약국을 발견했다. 약사의 응급 처치를 받은 압둘라흐만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시골종합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이 병원은 이브 주(州) 티 아스 수팔 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압둘라흐만은 그곳에서 외과 지원을 받으며 입원해 있었다. 5일 후, 압둘라흐만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하게 되었다. 사진 촬영 당시, 압둘라흐만은 부상당했을 때 입었던 옷을 입고 찍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입은 부상에 대해 압둘라흐만은 이렇게 말했다.
“전쟁이 터지기 전, 우리들은 일도 하고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 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집 밖에 나가기도 두렵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저 일을 하면서 평화롭게 사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