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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획기적인 결핵 치료 가이드라인 발표… 경구용 치료제 활용 시급히 늘려야

2018.12.27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XDR-TB)을 앓고 있는 옥사나가 복용하는 약. 지토미르 결핵 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옥사나는 매일 이 약들을 복용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토미르 센터에 베다퀼린 등 WHO가 권장한 새 경구용 약들을 소개했다. 이 약들은 기존 의약품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하다. 지토미르 지역은 우크라이나에서도 결핵 감염률이 높게 나타나는 곳 중 하나다. © OKSANA PARAFENIUK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베다퀼린과 같이 효능은 높고 부작용은 적은 최신 의약품 등 경구용 약으로만 약제내성 결핵을 치료하도록 권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새 치료 가이드라인을 환영한다. 청력 상실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주사제 2종은 더 이상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로써 환자 모두가 더 감당하기 쉬운 치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

18개월~20개월에 달하는 결핵 치료에 활용하라고 권하는 의약품에는 베다퀼린, 리네졸리드, 레보플록사신, 목시플록사신 등 기존 의약품보다 더 효과적인 약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약들은 치료율을 높이고 사망률을 줄이는 한편 부작용은 훨씬 적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약제내성 결핵 환자가 많은 국가들이 하루속히 이 가이드라인을 실행에 옮겨 2019년 9월까지 신규 환자 중 최소 절반에게, 2020년 3월까지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치료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오랜 시간 끝에 WHO의 새 가이드라인과 함께 절호의 기회가 열렸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이 적은 유망한 의약품을 활용해 드디어 약제내성 결핵 치료를 개선하게 된 것입니다. 약제내성 결핵 환자가 많은 국가들은 속히 정책을 개선하여, 환자들이 더 쉽게 견딜 수 있는 효과적인 최신 치료법을 실행해야 합니다. 독하고 괴로운 주사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의 고통을 끝내야 합니다. 한 시도 낭비할 수 없습니다.” _ 나이라 카챠트리안(Naira Khachatryan) 박사 / 국경없는의사회 아르메니아 프로젝트 의료 코디네이터

2017년 한 해 55만8000명이 약제내성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나 이 중 치료를 받은 사람의 비율은 25%에 그친다. 대다수 국가가 활용해 온 표준 약제내성 결핵 치료를 따를 경우, 환자는 근 2년간 14,000정 이상의 알약을 복용해야 하고 그중 8개월 동안은 심각한 부작용이 따르는 고통스러운 주사도 매일 맞아야 한다. 완치율은 간신히 절반을 넘는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연구 단체들은 endTB* 프로젝트를 진행해 약제내성 결핵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관찰연구를 실시해 왔다. 이 연구는 최신 경구약 베다퀼린, 델라마니드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베다퀼린을 다제내성 결핵의 핵심 치료제로 권장한 WHO 지침에 근거를 제시해 주었다. 물론 베다퀼린, 델라마니드를 6개월 이상 활용하거나 이 약들을 포함한 조합물을 활용하라고 확실히 논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하지만, 필요하다면 각국은 이 약들을 6개월 이상 활용해야 한다.

“경구용으로만 쓰는 최신 약들을 권장한 이번 가이드라인은 결핵 치료에 있어 중요한 기점입니다. 이로써 사람들이 힘든 치료를 더 수월하게 버틸 수 있다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것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이 오래된 병 때문에 무분별한 사망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훨씬 빠른 속도로 결핵을 치료해 사람들이 짐을 덜어줄 치료법이 나와야 합니다.” _ 샤론안 린치(Sharonann Lynch)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HIV/결핵 고문 

가이드라인이 바뀌면서 베다퀼린 치료가 권장되는 약제내성 결핵 환자 수는 두 배가 넘을 것이다. 시급히 필요한 사람들이 베다퀼린을 구할 수 있도록,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베다퀼린 가격을 1일 치료당 1달러로 낮춰줄 것을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미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J&J)—현재 베다퀼린을 제조하는 유일한 기업—에 요청해 왔다. J&J는 막대한 공공 자금을 지원받아 베다퀼린을 개발한 만큼, 필요한 모든 이에게 이 약을 저렴한 가격으로 되돌려주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30년간 결핵 치료 활동에 참여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주로 활동 현장의 국립 보건당국과 협력해 환자들을 치료해 왔고 만성 분쟁지대, 도시 빈민가, 감옥, 난민캠프, 시골 지역 등 다양한 여건 속에서 활동해 왔다. 2017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약제내성 결핵 환자 3600명을 포함해 총 2만2000여 명의 결핵 환자에게 치료를 지원했다. 2018년 9월 기준, 세계 14개국에서 운영 중인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를 통해 2000여 명—델라마니드(633명), 베다퀼린(1530명), 2종 모두 사용(227명)—이 신약으로 치료를 받았다.
* endTB: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기금으로 진행되는 연구 프로젝트로, 총 17개국에서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에게 베다퀼린, 델라마니드 등 결핵 신약을 제공하고 그 안전성과 효능을 연구한다. (연구 대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레소토, 미얀마, 방글라데시, 베트남, 벨라루스, 북한, 아르메니아, 아이티,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조지아, 카자흐스탄, 케냐,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