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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성매매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보건 증진 프로그램

2019.05.24

말라위 남부 지역 마을 4곳에서 운영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그램은 성매매 종사자들이 지역사회 보건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해 성매매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천 명의 여성도 보건의료를 받을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므완자(Mwanza), 데자(Dedza), 은산제(Nsanje), 네노(Neno)의 성매매 종사 여성이 보건 증진 팀을 통해 콘돔과 HIV 감염 위험을 낮추는 예방법(PEP) 등 피임 도구와 예방 치료제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성매매 종사자가 보건단원으로 활동하며 신중하게 동종 업계에 있던 비슷한 연령대 여성과 교류하고 지역사회 참여를 이끌고 있습니다.

2018년 말, 국경없는의사회 말라위 프로그램으로 5,171명의 성매매 종사자들이 치료를 받았으며 1,797명이 활발하게 기본 건강 치료를 받았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치료한 환자 중 약 절반이 HIV 보유 환자였으며 그 중 85%는 바이러스 억제 약물 치료를 받았습니다. HIV 억제 치료를 받은 여성들은 건강하게 지낼 수 있으며 피임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을 시에도 HIV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베르나데트 이야기

사진: Isabel Corthier 

“저는 7살 때 고아가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자랐어요. 학교에 다니면서 종일 아무것도 못 먹은 적도 있었죠. 돈이라도 벌어야 해서 성매매를 시작했어요. 그러다 임신이 됐고 학교도 그만두게 됐죠. 그 당시에는 콘돔이나 다른 피임 도구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HIV는 들어봤지만 제가 HIV에 걸릴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 

2018년 11월,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제가 일하는 곳을 방문해 성 매개 감염 질환과 HIV 검사에 대해 얘기해줬어요. HIV 검사와 성•생식 보건 정보를 처음 듣게 되면서, 제 상황과 관계없이 스스로의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도움 받을 굉장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이전엔 전혀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들으니 자유로움을 느끼고 행복했어요."

베르나데트(가명)는 말라위 데자(Dedza)에서 2018년 10월부터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주점 뒤편에서 다른 성매매 종사자와 함께 살고 있으며 성매매로 방세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성매매 종사자 대상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로 베르나데트는 HIV와 성•생식 보건의료 치료를 받았습니다.

아프리카 남동부 내륙에 위치한 말라위는 빈곤율과 실업률이 높은 국가로, 수많은 젊은 여성들이 기본생활 영위와 가족 부양을 위해 성매매에 종사하게 됩니다. 성매매 수요가 많은 분쟁 지역이나 계절적 무역에 의존하는 도시의 경우 성매매 종사자들은 대부분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건강 문제를 겪습니다. 

 

메리 이야기

사진: Isabel Corthier 

“동생들 학비를 벌어야 해서 성매매를 시작하게 됐어요. 여동생은 이제 고등학교를 마쳤는데 대학에 갈 돈이 모자라요. 동생은 언론학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데 등록금을 도와줄 수가 없거든요. 남동생 학비까지 내고 있어서 정말 돈이 없어요.

제가 하는 일은 위험 그 자체에요. 사람들은 저희 같은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욕설을 하기도 하고 창녀라고 불러요. 돈을 내지 않는 손님들도 있고요. 일부러 콘돔이 찢어지게 만들고 관계할 때 콘돔을 빼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여러 번 겪어 봤기 때문에 알아요. 이건 옳지 않다는 것을요.” 

2015년부터 성매매에 종사하기 시작한 메리(가명)는 말라위 데자(Dedza) 지역 주점 뒤에 있는 공동 숙소에서 다른 성매매 종사자 10명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이른 나이에 이혼을 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고 메리의 아버지는 모든 자녀들에게 학비를 지원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메리는 데자 병원 국경없는의사회의 ‘원스탑(one-stop)’ 진료소에서 매독 치료를 받았습니다.

성매매 종사자들은 병원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진료를 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데다 질환마다 치료하는 병동과 방문 시간이 달라 일과 병행할 수 없고 치료를 꺼리거나 미루게 됩니다.

 

간호사 멘토 크리세 이야기

사진: Isabel Corthier 

“이미 성매매에 종사하기 시작한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순 없어요. 하지만 진료와 치료를 통해 스스로 건강을 지키도록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성매매에 종사하는 젊은 여성들은 대부분 HIV나 성 매개 감염 질환을 예방하고 원하지 않는 임신을 막는 방법을 모릅니다. 대부분 문제는 보건 관련 정보가 부족해서 일어나며 젊은 여성들 사이에 HIV 감염이 높게 나타납니다. 

성매매 종사 여성들을 만나면서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부정적 시선을 받으며 소외되어 살아가는 소수 그룹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국가적 차원의 HIV 감염 통제는 이 그룹부터 시작해야 하죠. 이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면 HIV를 전염시킬 위험이 매우 큽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성매매 종사자 대상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지역 사회 보건 담당자들이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가정 방문을 주선하고 보건 교육과 성 매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물품을 지급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