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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말라위: 열대폭풍에 이어진 홍수로 수십만 수재민 발생

2022.02.18

지난 1월 말, 열대폭풍 아나(Ana)가 아프리카 동남부 내륙국인 말라위를 강타했다. 가장 피해가 극심한 말라위 남부에서는 약 32,000가정이 거처를 잃었으며, 도로는 파괴되고 전력은 차단됐다. 현재 폭풍의 여파로 말라위 남부 178개의 피난민 캠프에 걸쳐 약 152,000명의 국내 실향민이 생활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도움이 절실하다.  

 

열대폭풍 아나로 파괴된 집. © ANGELA JIMU  

 

“아이가 다섯 명도 넘는데 집과 비축해둔 식량이 하루아침에 사라져서 캠프에서 제대로 된 거처도 없이 열악한 생활을 하는 가족이 많아요. 식수 접근은 제한되거나 아예 차단됐고 위생 상태도 열악합니다. 2,000명이 생활하고 있는데 화장실이 열 개밖에 없어 샤워 공간을 화장실로 사용하는 캠프도 있어요.”_나린 다니엘리안 (Narine Danielyan)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열대폭풍 아나로 발생한 국내실향민이 머무는 반굴라(Bangula) 피난민 캠프의 한 텐트. ©ANGELA JIMU  

 

지난 24일, 열대폭풍 아나가 말라위에 상륙했고 약 95만 명에게 피해를 입혔다. 이번 열대성 폭풍으로 45명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의 식량 및 식수 접근성이 차단됐다. 이에 라자루스 차퀘라(Lazarus Chakwera) 말라위 대통령은 폭풍 발생 이틀 후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열대폭풍 아나는 2015년 176명의 생명을 앗아간 열대폭풍 체자(Chedza)와 2019년 남반구에서 92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내며 역대 두 번째로 치명적이었던 사이클론 이다이(Idai) 바로 다음으로, 지난 7년간 말라위를 휩쓴 폭풍 중 세 번째로 큰 피해를 끼쳤다.  

 

“은산제(Nsanje) 지역 주민들은 이번 폭풍이 사이클론 이다이보다 심각했다고 해요. 주관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말라위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폭풍이 더욱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는 것은 사실이에요.”_마리옹 페셰흐(Marion Péchayre) / 국경없는의사회 말라위 현장 책임자  

말라위 정부와 지방 정부, 현지에서 활동하는 비정부 단체의 긴급 대응 노력은 사태 안정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수없이 많은 국내실향민을 위한 지원의 필요는 여전히 상당하다. 더 나아가 열악한 위생, 과밀한 생활환경, 여기저기 고여 있는 물 등은 질병이 창궐하기에 적합한 환경이고 특히 풍토병인 콜레라가 빈번히 발생하는 은산제 등지에서 치명적이다. 말라리아 환자가 증가하는 현상 또한 우려된다.  


“HIV나 당뇨 등 만성 질환으로 주기적인 복약이 필요한 환자들은 약이 떨어지면 치료 진행이 불가합니다. 또한 임신부, 아동 환자, 부상자 등 긴급 환자의 경우 병원에 가지 못해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의료시설이 너무 멀거나 당면한 생존 문제가 병원 치료에 우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질적인 필수 의약품 부족, 의료인력 부족, 붕괴된 의료시설 등 난항을 겪고 있는 말라위 의료시스템을 시급히 지원해야 합니다.”_나린 다니엘리안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이미 말라위 남부에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던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현지 보건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피해지역에서의 지원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말라위 보건부 직원이 은산제 캄파타(Kampata) 지역의 한 이동진료소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ANGELA JIMU  


이동진료소 운영  

말라위 보건부는 이동진료소와 유사한 방법으로 피난민 캠프의 국내 실향민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빠듯한 예산으로 긴급 대응을 전개할 여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물류적 지원과 의약품 공급, 의료인력 지원 등의 방법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있다. 이동진료소를 찾는 사람들의 존엄성을 지키고 사생활을 존중해주기 위해 여러 피난민 캠프에 텐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보건 증진팀을 파견해 역학 감시 및 환자 이송을 지원하기도 한다.  

식수 위생 지원  

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반굴라(Bangula) 피난민 캠프의 물 보급소에서 펌프를 수리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캠프에서 식수위생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ANGELA JIMU  

 
국경없는의사회 조사 결과, 화장실, 샤워시설, 깨끗한 식수 공급 등 전반적인 식수위생 시설이 열악한 피난민 캠프가 많았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화장실을 지어 식수위생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비누나 바닥에 깔고 잘 매트, 양동이 등 필수 위생 물품 또한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보급했다.  

 
콜레라 대응   
 

2020년, 은산제 지역에서는 수천 명이 콜레라 예방접종을 받았다. 예방접종으로 급성 탈수를 야기하는 수인성 질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기에 특히 아동이나 노약자의 유행병 창궐 위험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칙와와(Chikwawa) 지역은 2017년 이루어진 콜레라 예방접종 활동이 마지막이었으며, 현재 말라위에 잔여 백신은 없다. 아직까지는 콜레라 환자가 늘어나지 않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유행 시작과 동시에 재빨리 대응해 콜레라 치료센터를 설치할 준비가 되어 있다. 말라위 보건부 또한 콜레라 백신을 구매하여 자국 내로 들여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계속해서 지원 필요성을 검토하여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을 제공할 것이며, 3월 말까지 활동을 전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86년 처음으로 말라위에서 활동을 개시했다. 치라줄루(Chiradzulu)에서는 지역관리팀을 도와 HIV 진단을 받은 신생아 등이 등록된 HIV 및 결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블랜타이어(Blantyre)에서는 말라위 여성 암 발병 중 40%를 차지하는 자궁암 검사, 진단 및 치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