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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이들의 건강은 최악의 상태였습니다” – 진탄•가리안 구금센터 

2019.07.02

2018년 9월 리비아 구금센터에 수용된 이주민과 난민들 ⓒSara Creta/MSF

2019년 6월 21일 

최근 리비아 구금센터 두 곳을 방문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은 그곳에 수용된 사람들이 극도로 심각한 건강 이상을 겪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UN산하 기관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리비아 트리폴리(Triploi) 남부에 위치한 진탄(Zintan)과 가르얀(Gharyan) 구금센터에서는 2018년 9월부터 수용민 22명 이상이 결핵이나 그 외 질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적 보호가 필요하며 유엔난민기구(UNHCR)에 난민지위 신청자나 난민으로 등록된 수백 명이 진탄과 가르얀 구금센터에서 몇 개월부터 길게는 몇 년 간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고 발이 묶여있다. 구금 센터의 열악한 여건 속에서 2018년 9월부터 매월 평균 두 세 명씩 사망하고 있다.

5월 약 900명이 구금되어 있는 진탄 구금센터를 처음 찾은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난민과 이주민 약 700명이 수용소 안에 과밀하게 갇혀있는 것을 확인했다. 네 개뿐인 화장실은 고장 났고 샤워시설은 전무한데다가 가끔 공급되는 물조차 마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이들의 건강은 최악의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결핵이 몇 개월 동안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너무 심각한 나머지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들을 즉각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_ 줄리엔 라이크만(Julien Raickman) / 국경없는의사회 리비아 활동 대표

5월 25일부터 6월 19일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16 회에 걸친 환자 이송을 진행했으며 식량, 전지 분유, 담요, 위생 물품도 배급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리비아 불법이민단속국 (DCIM)으로부터 방문 허가를 받아 난민과 이주민을 위한 의료활동과 인도적 대응 활동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도 진탄 구금센터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으며 식수 공급 시스템 수리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이곳에서 건강 상태가 가장 심각한 수용자 50명이 북동쪽 100km 리비아 통합정부(GNA)와 리비아국민군 (LNA)간 분쟁의 최전선에 놓인 가리안 구금센터로 옮겨졌다. 가리안 구금센터에 수용된 난민과 이주민 29명은 바로 근처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 특히 더욱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 지역은 전투로 구급차가 접근하지 못해, 생존에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있어도 이송을 진행하기가 어렵다. 

진탄•가리안 구금센터의 난민과 이주민은 대부분 에리트레아나 소말리아 출신으로, 이미 그 동안 극심한 고통 속의 이주 여정에서 생존한 사람들이다. 난민과 이주민을 안전한 국가로 이동시켜 그 나라에서 난민 지위 신청이 처리되도록 하는 목적의 대피 정책이 있으나 실행은 아직도 극히 제한적이며 진행도 더딘 상태다.  6월 3일, 유엔난민기구는 진탄 구금센터에 수용돼있던 난민과 이주민 96명을 트리폴리(Tripoli)에 위치한 자체 운영 시설로 이송했고 이 곳에서 이들은 리비아에서 빠져나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진탄•가리안 구금 센터에 남아 있는 나머지 625명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구금센터에서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들은 치료가 끝나면 이제 어디로 가야합니까?” _ 줄리엔 라이크만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은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류돼 계속되는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리비아 곳곳에서 난민과 이주민이 모두 이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유럽 정부는 이 현실을 직시하고 있으며 이들을 리비아로 송환하는 것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다.
 
진탄•가리안 구금센터에 억류된 난민과 이주민은 대부분 리비아로 오기까지 이미 목숨을 건 여정에서 생존한 사람들이다. 몸값으로 돈을 강탈하는 인신매매업자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가 하면 안전한 곳을 찾아 지중해를 건너다 유럽연합의 사주를 받은 리비아 해양경비대에 붙잡혀 송환되거나 해안 인근 구금센터에 수용됐다. 2017년 10월 민병대간 교전이 있던 당시 사브라타(Sabratha)에서 밀입국 알선업자와 함께 이동하다 발각돼 트리폴리 구금센터에 수용된 사람들도 있다. 

2017년 후반 구금 센터에 수용된 난민과 이주민은 2만 명을 넘어섰다. 2018년 8월 트리폴리에서 전투가 일어나자 트리폴리 구금센터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전선에서는 떨어졌지만 외지고 의료시설도 없는 열악한 진탄 구금센터로 옮겨졌다. 

“우리는 여기에 버려졌어요. 다시 돌아갈 수도 없어요. 저희를 받아줄 곳은 없어요. 제가 정착할 수 있는 곳이 대체 어딘지 모르겠어요.” _ 에리트레아 출신 난민 (20세) 

“한 구금센터에서 다른 구금센터로 이동해도 이들이 리비아에서 겪고 있는 치명적 위험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이들을 즉시 리비아에서 대피시켜야 합니다.” _ 줄리엔 라이크만

“리비아에 있는 난민과 망명 신청자 대피 및 국외 이주가 즉각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는 유럽과 그 외 지역의 안전한 국가들이 피난민 보호에 책임을 다하고 유럽 정부가 지중해를 건너온 이들을 불법으로 리비아로 내모는 정책을 중단할 때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진탄 구금 센터도 예외가 아닙니다. 구금 센터는 난민 억제 목적으로 유럽 정부의 사주 하에 이뤄지고 있는 위험한 구금 정책의 표상이며 이 곳에서 난민들의 삶은 나날이 위험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