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일 부니아에 있는 병동에서 회복 중인 마쎄-그레이스(11세). 그레이스는 마을에 일어난 공격으로 어머니와 형제 3명을 잃고, 왼손마저 잃고 말았다.
“민주콩고를 떠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2000년대에 전쟁이 일어난 동안에도 이투리에서 살았던 이마니(53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어요. 그때는 집들이 다 불길에 휩싸였어도 다시 마을로 돌아갈 수는 있었거든요. 지금은 사람들이 잡혀 가고 살해를 당해요. 그들은 개들을 끌고 숲 속까지 우릴 쫓아와요.”
하루 전에 우간다에 도착한 시파(40대)도 만났다. 시파에게도 이마니와 비슷한 사연이 있었는데, 15년 전 이투리에서 실향민 신세가 되었던 경험이 있었다.
“처음에는 호수 근처에 있는 카페(Kafé)라는 마을로 피신했어요. 그런데 그들이 점점 가까이 오는 거예요. 모두를 죽일 작정으로 달려드는데 우릴 보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안전한 곳을 찾아 열두 살, 열다섯 살인 우리 아이들과 여기로 왔어요. 남편은 계속 일을 하려고 콩고에 남았어요.”
지난 열흘간 카고마 수용센터에 머물렀던 미첼은 친구와 친척 몇몇이 마체테(날이 넓은 벌채용 칼)와 창에 맞아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부니아 종합병원 근처의 캠프로 피신했다. 미첼은 이렇게 말했다.
“간호사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교육비로 모아둔 돈을 빼서 호수를 건너 우간다로 왔어요.”
카페 마을에서 온 어부 바라카(20세)는 이렇게 말했다.
“3월 8일 새벽 5시경, 강둑에 있는 마을들이 불길에 휩싸였어요. 저는 호수에 던져둔 그물을 얼른 잡아당겨 고기를 건졌죠. 카페 마을로 다가가는데 한 여자 분이 호수 쪽을 향해 달려가는 거예요. 그때 마체테를 든 남자가 그 여자를 잡아서 죽였어요. 제게는 고기 잡을 때 타는 작은 배가 하나 있는데, 사실 그 배는 호수를 건너기에는 마땅치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초미아 시장에 가서 우간다까지 타고 갈 배를 구했어요. 아내와 두 아이는 이미 건너간 상태였죠. 그렇게 하는 데 1만 CFA 프랑이 들었어요.”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민가에 불을 놓는다든지 사람들을 숲으로 데려가 죽인다든지 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폭력의 배후에는 무엇이 있는지, 가해자들은 대체 누구인지 불확실한 가운데 극악무도한 사건들이 계속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우간다에 도착한 난민들은 분명히 알았다. 이 사건들은 지난 수십 년간 렌두 부족과 헤마 부족 사이에 존재했던 긴장 상태가 재발하는 것 그 이상이라는 점이다.
급히 도망치다가 흩어진 식구들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말한 사람들이 많았다. 아동, 임산부, 노인 등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 지난 열흘간 카고마 수용센터에 머무른 헨리엣(20세)은 원래 살던 마을 디주구(Djugu)가 공격받은 1월 중반에 그곳을 떠났다. 공격과 도주 속에 흩어진 남편과 아이는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른다. 헨리엣은 우간다로 건너오려고 옷이 든 가방도 팔았다. 임신 4개월인 헨리엣 곁에는 지금 아무도 없다.
우간다에는 이 난민들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이 마련되었지만, 호이마 지역 시설들은 더 이상 밀려오는 사람들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이며 인도적 지원도 여전히 부족하다. 새로 도착한 사람들이 가족의 생계를 일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얼마 전 마라타투 캠프로 들어온 조앤(14세)은 이렇게 말했다.
“1주일 전에 당국이 준 식량을 다 먹었어요. 그래서 삼촌이 뭔가 먹을 것을 챙겨다 줬는데 대부분 호수에서 잡은 작은 물고기들이에요.”
자녀 8명을 둔 엠마누엘은 경작지 상태를 확인하고 먹을 것을 챙겨오려고 초미아에서 20km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한 이투리에 돌아가 보기로 했다.
“카사바를 좀 챙겨 오려고 이른 아침에 농지로 갔습니다. 그런데 호수 근처 여러 마을에서 불길이 솟고 있더라고요. 대체 뭐가 타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죠. 지난 며칠간 모든 게 잠잠한 듯 했고, 공격 받을까봐 두려워서 숲에서 밤을 보내던 마을 사람들도 집으로 돌아간 상태였어요. 그런데 그들이 새벽에 찾아온 겁니다. 마체테를 들고 할 수 있는 대로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요. 살아남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시 도망치는 것뿐이었어요. 결국 빈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