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현지 시각) 화요일,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에서 한 무장 남성 무리가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를 막아섰다. 그들은 구급차 안에 있던 환자를 강제로 끌어내려 살해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해당 지역 소재 응급센터에서의 모든 의료 활동을 무기한 중단한다.
해당 일자 오후 4시, 포르토프랭스 도심 근처 투르고(Turgeau) 지역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응급센터에 중상을 입은 남성이 입원했다. 환자의 상태가 위독해 의료진은 전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해당 환자를 이송하기로 했다.
오후 5시 30분경, 두 대의 구급차로 구성된 호송대가 환자 두 명을 이송하기 위해 응급센터를 떠났다. 그러나 센터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수십 명의 무장 괴한들이 뒷골목에서 나타나 구급차를 막아섰다. 그들은 구급차 후드를 내려치고 허공에 총을 발사했다. 그들은 첫 번째 구급차 내부를 살펴본 뒤, 두 번째 구급차에 응급센터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그리곤 첫 번째 구급차에 타고 있던 환자를 강제로 끌어내려 구타한 뒤 여러 차례 총을 쐈다. 환자가 사망하자 그들은 현장에서 도망쳤다.
국경없는의사회 아이티 투르고 응급 센터 차량. 2023년 3월 자료사진. © MSF/Alexandre Marcou
우리가 의료 임무를 수행하려면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폭력의 위협 하에서는 의료 활동을 할 수가 없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이티 수도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국제단체 중 하나입니다. 구급차가 공격받고 환자가 구타당해 사망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의료 활동을 할 수 있으려면 의료시설과 그 안에 있는 의료진과 환자들의 안전이 존중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티 주민들이 깊은 절망과 분노를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매일 끔찍한 잔혹함에 노출돼 있습니다. 우리는 강간•고문•살인 시도가 벌어지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의료 서비스는 이러한 폭력의 한가운데 놓인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것입니다.”_베누아 바수르(Benoît Vasseur) / 국경없는의사회 아이티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안타깝게도 이번 공격에 대한 조사 및 직원과 환자들이 처한 위험성 재평가를 위해 투르고 응급센터에서의 모든 활동을 무기한 중단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시테 솔레이(Cité Soleil)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타바레(Tabarre) 소재 병원(외상 및 화상 치료 제공), 델마스 33(Delmas 33) 구역 소재 성폭력 생존자 대상 프란 멘엠(Pran Men’m) 진료소를 비롯한 기타 시설에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계속해서 무상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는 도시 내 여러 지역과 실향민 캠프에서 계속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티 남부 포르타피망(Port-à-Piment) 소재 모성 진료소도 계속 운영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30년 이상 아이티에서 활동하며 일반 의료 서비스•외상 치료•화상 치료•모성 치료•성폭력 생존자 치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