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미얀마 라카인 주의 신테마우 국내 피난민 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이동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Aye Pyae Sone/MSF
암스테르담, 2018년 8월 11일
국제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는 독립 인도주의 기관들의 북부 라카인주 접근을 여전히 막고 있어 이 지역 내 취약 계층의 의료 및 인도주의 필요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공격과 직후 이어진 미얀마군의 소위 ‘소탕 작전’이 펼쳐지기 2주 전인2017년 8월 11일, 국경없는의사회는 북부 라카인주 내 의료 활동을 접어야 했다. 미얀마 정부가 활동을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 년이 지난 지금, 국경없는의사회는 여전히 해당 지역에서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베노아 드그리스 국경없는의사회 미얀마 운영 매니저는 말했다.
“독립·지속적인 북부 라카인주 상황 파악이 부족한 현실로 인해 이 곳 상황과 의료 및 인도주의 필요에 대해 아무도 종합적인 그림을 그릴 수 없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취약 계층 의료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이동 및 활동 허가를 미얀마 정부에 반복적으로 요청했으나, 행정 절차에 막혀 진행이 불가능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미얀마 정부가 독립·중립적 인도주의 단체의 즉각적이고 제한 없는 북부 라카인주 접근권을 허가하길 다시 한번 요청하며 지역 인구의 의료적 필요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활동을 보장해주길 바란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1994년부터 북부 라카인주 내 모든 커뮤니티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활동을 접게 된 2017년 8월 11일 당시,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곳에서 4개의 일반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세 곳은 이후 전소됐다. 당시 국경없는의사회는 매달 1만1,000여 회의 일반 및 생식 관련 진료 또한 실시하고 있었다. 이에 더해 응급 이송과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 등을 지원하고 있었다.
2017년 8월 25일 이후, 70만여 명의 로힝야족이 폭력을 피해 북부 라카인주를 떠났다. 따라서 북부 라카인주 여러 지역 인구는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카인주 전체에는 55만~60만여 명의 무국적 로힝야족들이 남아있다. 드그리스 매니저는 “북부 라카인주에 남아있는 로힝야 인구 및 현지 라카인 사람들과 여타 소수 민족의 의료적 필요 또한 독립적으로, 철저하게 파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 활동을 운영할 수는 없으나, 국경없는의사회는 마웅다우(Maungdaw)에 인력을 두곤 있다. 현장에 있는 스태프들은 로힝야 커뮤니티로부터 의료 서비스 부재에 대한 어려움을 계속 듣는다. 무슬림 환자들은 여전히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으며, 의료비를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린다.
익명을 요청한 한 주민은 국경없는의사회에 의료 서비스 부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치료를 받으려면) 시트웨 혹은 양곤으로 갈 수가 없기 때문에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가는 수 밖에 없다. 아픈 어머니를 데리고 최근 방글라데시로 갔지만 결국 방글라데시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주 위험한 길이었다. 어머니의 시신을 다시 우리 마을로 모셔와 아버지와 함께 장례를 치르면 행복할 테지만 지금 내 나라가 겪고 있는 상황 때문에 안 될 것 같다. 여기(라카인주)에서 치료받을 수 있었다면 방글라데시까지 가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미얀마 정부는 필요한 의료 서비스가 충족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북부 라카인주 내 인도주의적 접근이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는 현 상황은 객관·독립적인 상황 정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드그리스 매니저는 “인도주의적 접근은 현장 상황 파악에 있어 핵심이 된다”며 “믿을 만한 정보 없이는 상황 평가를 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경없는의사회는 중부 라카인주 시트웨 지역에서 일반 진료 및 응급 이송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미얀마 내 기타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샨(Shan), 카친(Kachin), 양곤(Yangon)을 비롯해 나가(Naga), 타닌타리(Tanintharyi)에서 의료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