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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으로 사상자 속출 - 현장조사와 의료지원을 확대하는 국경없는의사회

2021.08.18

레카이(Les Cayes) 종합병원 외부에서 치료받고 있는 아동. © Richard Pierrin/Getty Images/AFP

현지시간 8월 14일 오전 8시30분, 중미 아이티 남부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그랑당스(Grand’Anse), 니프(Nippes)와 수드(Sud) 주의 많은 건물과 집, 주요 도로가 붕괴됐으며, 아이티 정부는 1,300여명의 사망자와 5,7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총체적인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여러 지역에 현장 조사팀을 파견하고 포르살뤼(Port-Salut), 레카이(Les Cayes)와 제레미(Jérémie) 지역에서 활동을 개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일 내 활동 규모를 확대하여 피해 지역에 의료물자와 필수품을 전달하고, 부상자 치료를 위한 의료진 등 지원 인력을 추가적으로 파견할 계획이다.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MMI, Modified Mercalli Intensity): 지진으로 발생한 흔들림의 정도를 측정하는 진도 계급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는 구조대원들. 2010년 발생한 대지진을 비롯해 여러 자연재해의 피해를 입은 아이티에 규모 7.2 강진까지 발생하여 상황이 악화했다. © STANLEY LOUIS/AFP

 

최초 대응 개시

지진 발생 직후, 포르타피망(Port-à-Piment)에서 성·생식 보건 프로젝트를 운영하던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이 레카이의 종합병원에 파견되어 신속한 상황 조사를 실시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26명의 부상자가 유입된 포르살뤼 병원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팀을 파견했다. 대부분은 포르타피망, 레엉글레(Les Anglais)와 레카이에서 이송된 환자였다.

나아가 그랑당스 주 제레미에 위치한 생앙투안(St. Antoine) 병원에 수술팀을 파견하고 멸균 장비를 지원했다. 니프 주 미라고안(Miragoâne)의 세인트 테레즈(Sainte-Thérèse) 병원에도 물자를 지원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의 최우선순위는 피해지역의 의료적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가능한 한 부상자에게 직접적인 의료지원을 제공하거나 환자가 안정화된 후 다른 의료시설로 이송하는 것입니다.”_알레산드라 지우디스안드레아(Alssandra Giudiceandrea) / 국경없는의사회 아이티 현장 책임자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바라데레(Baradères), 쁘띠 트루(Petit Trou), 레엉글레, 코라일(Corail) 및 페스텔(Pestel) 지역에서 상황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의료팀을 파견하거나 필수품 배급, 식수∙위생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가능한대로 정상 가동 중인 의료시설로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현장 활동의 어려움과 해결방안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팀의 현장 투입과 물자 공급에 있어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지진으로 레카이와 제레미, 포르타피망과 레엉글레를 잇는 여러 주요 도로가 붕괴됐고, 산사태로 인해 진입 경로가 차단되어 구호품을 전달하고 지원을 제공하는 데 차질이 생겼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헬리콥터를 이용해 외곽지역에 접근하여 물자를 공급하고 부상자를 이송할 계획이다. 해상 이동 또한 고려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피해지역에는 16일 밤과 17일 오전 사이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가 상륙해 폭우가 쏟아졌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제레미의 생앙투안 병원 등 많은 의료시설에서는 건물이 붕괴되고 여진 가능성이 우려되어 환자를 건물 밖으로 대피시켜야 했습니다. 현재 많은 환자들이 야외나 임시텐트에서 지내고 있는데, 폭우까지 덮쳐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지진 피해로 집을 잃은 주민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_미셸 올리비에 라샤리테(Michel-Olivier Lacharité)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구호 책임자

또 한가지 문제는 아이티의 치안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아이티 남서부로 향하는 주요 도로는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인접한 마르티상(Martissant)를 통과하는데, 이곳은 무장단체 간의 충돌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다. 현재는 무력 충돌이 멈추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불안한 치안 상황은 구호물자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진 발생 이전부터 아이티 남부의 의료시설은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으며, 물자 공급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아이티로 보내질 프랑스 보르도(Bordeaux) 국경없는의사회 물류센터의 구호 물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에어카라이브(Air Caraïbes) 화물 수송기를 통해 아이티로 구호 물자를 운송할 예정이다. ©MSF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상황

포르토프랭스는 다행히 지진 피해가 크지 않아 기반시설이나 건물이 붕괴되지는 않았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수년간 지원해온 타바레(Tabarre) 병원의 의료팀은 지진 피해 지역에서 온 12명의 환자를 받았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투르고(Turgeau) 지역의 통합진단치료센터(CDTI)에서 환자 안정화를 지원하고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하기 위한 활동을 가속화했다. 이곳에는 하루에 최대 25명의 부상자가 유입됐다. 또한 긴급 헌혈 캠페인을 진행하여 잠재적인 혈액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활동 규모 확대

추후 수술팀을 포함한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은 지진 피해가 가장 심각한 세 지역에서 의료종사자를 교육하고 의료기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의료 및 식수∙위생 물자, 텐트 등 필수품을 아이티로 수송해 보급할 예정이다. 물리적 피해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러한 물자 지원은 국경없는의사회의 긴급 대응에 있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