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진탄(Zintan) 구금센터 내 700여명이 억류되어 있는 창고. 가장 큰 창고는 2019년 6월 비워졌으며 남아있는 사람들은 구금센터 내 다른 건물로 흩어졌다. © Jérôme Tubiana/MSF
리비아 미스라타(Misrata) 구금센터 폐쇄로 난민 및 이주민은 리비아 내 다른 시설로 이송되어 갈수록 비인도적이고 위험한 구금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10월 14일 리비아 당국은 리비아 해안지대 중부 미스라타에 있는 카라림(Karareem) 구금센터를 폐쇄하고, 해당 센터에 임의로 구금되어 있던 난민 및 이주민 백여 명을 같은 지역 내 즐리텐(Zliten)과 수크 알 카미스 (Souq Al Khamees) 구금 센터로 이송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이 두 센터의 구금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여러 차례 보고했으며, 리비아 당국과 유엔난민기구(UNHCR) 또한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좁은 공간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부족한 음식과 물만 받으며 임의로 구금되었던 남성, 여성, 아동 이주민은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비인도적인 환경에 갇히게 되었다. 이들 중 몇몇은 리비아에 지내는 동안 고문과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했다.
“만약 난민과 이주민들이 이동의 자유와 적절한 보호 및 지원을 받았다면 구금센터 폐쇄가 긍정적인 움직임이었겠으나, 현재 이들은 다른 구금센터로 옮겨지면서 더욱 열악한 환경과 절망적인 폭력의 악순환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최소한 이들을 석방해 안전한 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어야 합니다.”_국경없는의사회 리비아 현장 총괄 사샤 페티옷 (Sacha Petiot)
4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Tripoli) 주변에서 시작된 무력 분쟁으로 충돌이 일어난 지역에 구금된 난민과 이주민들은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 7월 2일 밤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타주라(Tajoura) 구금센터 공습은 또다시 구금센터 폐쇄 요구를 촉발시켰다. 리비아 당국 또한 이를 요구했다.
현재 리비아 내에 난민과 이주민이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장소는 전무하다. 트리폴리에 있는 유일한 유엔난민기구 관리 시설인 집합•출항소(Gathering and Departure Facility, GDF)는 이미 포화 상태며 유엔난민기구는 더 이상 취약민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표명했다.
“더 많은 인원을 리비아 외부로 대피시켜야 합니다. 리비아 내에서도 즉각적인 임시 보호를 위한 보호소 설치 등 구금에 대한 대안이 시급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장 취약한 난민과 이주민은 기한 없는 구금과 위협, 고통에 처하게 됩니다.” _국경없는의사회 리비아 현장 총괄 사샤 페티옷 (Sacha Petiot)
국경없는의사회는 임의로 구금된 난민, 망명신청자 및 이주민의 고통을 완화시키고 비인도적인 구금 환경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2016년부터 리비아 구금센터에서 일반 및 정신 건강 지원과 긴급 환자 이송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들을 즉각 석방하고, 리비아 외부로의 대피 규모를 늘리며, 지중해로 피신하는 이들을 가로막고 강제로 리비아로 송환시키는 유럽연합 정책을 즉각적으로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리비아 내 활동과 더불어, SOS메디테라네(SOS Méditerranée)와 협력해 중앙 지중해에서 수색구조선 오션 바이킹(Ocean Viking)호를 운영하고 있다. 계속해서 난민과 이주민이 리비아에서 받는 끔찍한 대우를 벗어나고자 목숨을 걸고 지중해로 나오고 있고, 효과적인 수색 구조 전담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리비아 진탄(Zintan) 구금센터 내 700명이 수용된 창고 입구에 모인 난민들. 몇 달 째 결핵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감염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기도 한다. 가장 큰 창고는 2019년 6월 비워졌으며 남아있는 사람들은 구금센터 내 다른 건물로 흩어졌다. © Jérôme Tubiana/MSF